『Buried』는 금속 오브제를 시멘트 속에 묻고,
표면을 손으로 갈아내어 일부만을 드러낸다.
단면, 잔흔, 파편들만이 조심스럽게 드러나고,
그 외의 형상은 여전히 시멘트 속에 남겨진다.
나는 그것을 모두 보여주지 않기로 한다.
이 작업에서 손은 가장 직접적으로 개입된다.
하지만 그 손은 완성을 위한 손이 아니다.
흔적을 더듬고, 여백을 남기며,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손이다.
금속은 시멘트의 매끄러운 표면 속에 감춰지고,
빛의 각도에 따라 반사되어 존재를 드러낸다.
관람자는 가까이 다가가야만 형상의 조각을 감각할 수 있다.
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조형이다.
최근 이 작업은 평면으로 확장되고 있다.
드러난 흔적과 단면들은 회화적 질감으로 이행하고,
입체와 평면 사이를 넘나들며 조형 언어의 외연을 넓힌다.